백수가 되니, 친밀함에 의한 만남이 주를 이룬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우선으로 만나게 되니, 필요에 의한 만남 같은 건 줄어든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은
꽤나 안전하고 행복한 울타리이다.
대조적으로 인터넷에서 댓글을 공격적으로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볼 때, 당혹감이 크게 느껴지곤 한다.
한동안은 곧 마주해야 할 미지의 존재들에 대해 꽤나 두려웠던 것도 같다.
회사에 가면 저런 사람이 상사겠지? 저런 사람이 클라이언트겠지?
이런 말을 들을 땐 어떻게 대처해야하지? 와 같은 생각들 말이다.
사회의 부조리, 불합리함, 불공정성에 대해 공부할 수록 혐오론자들과 정보의 격차는 벌어지고
나의 분노와 괴로움이 커지는 한 편, 이를 쉽게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미움도 커졌다.
어느새 쉽게 미워하는 내가 있었다.
쉽게 미워하고, 쉽게 무시한다는 것은 내가 그토록 억울해하던 타자화, 대상화와 닮아있다.
사람의 한 면을 보고 '이런 사람은 이렇다'라고 판단해 버리기 때문이다.
의식을 하고 나니, 어떤 연예인의 가정사와 다른 어떤이의 연애에 대해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전자의 경우, 책임감을 가지고 가정에 충실하고,
이로 인한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인연을 신중하게 기다리는 것이
내가 어림잡았던 그 사람의 면모와 꽤나 달랐다.
또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연애에 대해, 어림잡았던 모습과 달리
어떤 두사람은 10년의 연애를 거치며 인간으로서의 신뢰를 쌓고, 사랑이 생기고,
또 자신의 가치관이 뒤바뀌는 경험을 하고있는 사람들의 눈빛을 볼 수 있었다.
한 사람을 바꿀만한 사랑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
서로의 많은 부분을 내려놓을 각오를 하고 문을 열어야 하고
또 상대의 깊은 내면 속으로 들어가야 가능한 일이다.
남들이 보기에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는 연애임에도 그저 사랑하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많고
서로를 상처주는 데 급급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각자의 사정은 있다. 누구든 쉽게 미워해버리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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